지난 3월에 증권사 앱을 정리하다가 2019년 거래 기록을 봤다. 그해 6월에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사고팔았던 기록이 있었다. 매매차익은 7,800원. 수수료를 빼면 5,000원 정도 남은 셈인데, 그때는 그 5,000원이 엄청난 돈처럼 느껴졌다. 그 이후로 주식은 안 건드렸다. 너무 떨려서.
작은 돈에서 시작하지 않은 죄
20대 초반에 재테크라는 게 뭔지도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쓰고, 남으면 정기예금에 넣는 게 다였다.
금리는 약 0%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때도 ‘좋은 금리네’ 하고 생각했다. 당시 친구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대부분 비슷했다. 다만 한 명은 달랐다.
그 친구는 매달 10만 원씩 ETF를 샀다고 했다. 나는 웃었다.
’10만 원으로 뭐 하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가장 큰 실수였다. 10만 원으로 충분했다. 아니, 5만 원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그 친구는 지금 계좌를 보면 월급의 30% 정도를 자동으로 투자하고 있다. 습관이 된 거다. 나는 여전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헷갈린다.
복리의 마법은 시간이 필요하다
26년 5월 지금, 내가 20대 때 월 5만 원씩 투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대략 계산해보면 원금만 해도 600만 원이 넘는다. 평균 수익률이 5% 정도라면 이자만 200만 원을 넘을 거다. 물론 이건 가정이다. 하지만 이 가정이 현실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게 가슴 아프다.
복리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한 건 25살 때였다. 어떤 재테크 책에서 ‘시간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문장을 읽었다. 그때도 ‘맞지, 알겠어’라고 생각했지만 행동하지 않았다. 행동과 이해는 다르다는 걸 이제야 안다. 20대 초반에는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30대가 되니 ‘아, 20대 때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수수료의 무서움을 알게 된 날
작년 11월에 펀드 거래 기록을 전부 정리해봤다. 5년 동안 낸 수수료가 얼마였을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총 투자 원금 2,500만 원에서 수수료로 나간 게 약 180만 원이었다. 펀드 수수료가 연 0.7~약 1%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걸 실제 금액으로 보니 달랐다. 180만 원이면 그냥 놓친 수익이 아니라 내가 번 돈이었다.
20대 때 이걸 알았다면 어땠을까. 수수료가 낮은 상품을 처음부터 골랐을 거다. ETF의 수수료가 펀드보다 낮다는 걸 알게 된 것도 26살 때다. 지금은 새로 사는 건 전부 ETF다. 하지만 펀드에 묶여 있는 돈들은 여전히 거기 있다. 손절할 타이밍을 놓쳤고, 그냥 뒀다.
20대에 해줄 말이 있다면
지금 20대라면 이것만 기억해달라. 첫째, 금액은 작아도 괜찮다.
월 5만 원, 월 10만 원. 그것도 힘들면 월 2만 원이라도 된다.
중요한 건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설정하는 것이다. 그럼 신경 안 쓰고 시간이 일해준다.
둘째, 수수료를 확인해라. 펀드를 고를 땐 수익률보다 수수료를 먼저 본다.
낮은 수수료 상품에 돈을 넣으면, 5년 뒤 10년 뒤 그 차이가 크다. 셋째, 복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100만 원을 투자하는 것과 10년 뒤 100만 원을 투자하는 건 완전히 다르다.
나는 이미 20대를 놓쳤다. 하지만 30대는 아직 남았다. 지난 3월부터 월 20만 원을 자동 이체로 설정했다. 늦은 시작이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당신이 20대라면, 지금 바로 시작해라.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정리하는 블로그 운영자입니다. 언급된 제도·수치는 작성 시점 기준이며, 잘못된 정보를 발견하시면 연락처 페이지로 알려주세요. 바로 확인 후 수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