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통장에 들어오면 먼저 하는 것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그 날

지난해 1월, 월급이 들어온 날 오후 2시쯤 처음 해본 게 있었다. 통장을 3개로 나누기 전에 뭘 먼저 해야 할지 몰라서 증권사 앱을 켰다 껐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재테크는 복잡한 상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월급이 들어온 그 순간 뭘 할지 정하는 게 전부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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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Global_Intergold / pixabay

첫 번째 해야 할 것, 통장 잔액 확인

이건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대부분 건너뛴다. 나도 그랬다.

월급 통보는 받지만 정확히 얼마가 들어왔는지 앱으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일이 드물었다.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매달 월급 들어온 날 통장 잔액을 적어둔 후 비교해봤다.

내 월급은 세전 285만 원이었는데 실제 입금액은 210만 원이었다. 75만 원이 빠진 것.

세금, 보험료, 공제액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빠지는지 알고 나니 남은 210만 원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우는 게 한결 쉬워졌다.

두 번째 해야 할 것, 고정 지출 계산

월급이 들어온 그 주 내로 내가 꼭 써야 할 돈을 계산했다. 전세 자금 이자 45만 원, 통신비 3만 5천 원, 보험료 12만 원, 식비와 교통비 약 35만 원.

합치니 95만 5천 원이었다. 210만 원 중 95만 5천 원이 빠지면 114만 5천 원이 남는다.

이 숫자를 알고 나니 처음으로 뭘 할 수 있을지가 보였다. 100만 원 정도는 투자에 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해야 할 것, 비상금 먼저 확보

월급에서 고정 지출을 빼고 남은 돈을 무작정 투자하지 말았다. 지난해 4월, 냉장고가 갑자기 고장 났을 때 수리비가 38만 원이 나왔다.

그때야 깨달았다. 투자하기 전에 최소한 3개월치 생활비 정도는 따로 모아둬야 한다는 걸.

그 이후로 월급이 들어오면 먼저 20만 원을 파킹통장에 넣었다. 금리가 약 3% 정도 되는 곳에 넣어두면 6개월에 3만 5천 원 정도 이자가 붙었다.

투자보다는 못하지만 급할 때 건드릴 수 있다는 안정감이 있었다.

네 번째 해야 할 것, 정기 투자 자동화

비상금을 확보한 뒤부터는 남은 돈을 자동으로 투자하도록 설정했다. 월급 들어온 지 3일 뒤에 자동으로 50만 원이 펀드 계좌로 빠져나가도록 했다.

나머지 50만 원 정도는 월말에 남으면 추가로 넣는 방식으로. 이렇게 하니 뭘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월급 들어오는 날 통장을 확인하고 고정 지출을 확인하고 비상금을 먼저 챙기고 나머지는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이 4가지를 정하는 데만 2시간이 걸렸지만, 그 이후 1년간은 같은 패턴을 반복했다.

지난 1년, 실제로 일어난 변화

월급이 들어오는 날 먼저 하는 4가지를 정한 지 1년이 지났다. 비상금으로 모은 돈이 240만 원이 되었다.

투자 계좌에는 600만 원이 쌓였다. 투자 수익률은 약 약 4% 정도였다.

큰 수익은 아니지만 월급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라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었다. 제일 중요한 건 매달 월급이 들어올 때마다 뭘 할지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

통장 확인, 고정 지출 계산, 비상금 확보, 정기 투자. 이 4가지만 정해지니 나머지 돈으로 뭘 할지는 자연스럽게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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