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을 쪼개고 3개월 뒤의 깨달음
작년 가을,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통장을 3개로 나눴다. 생활비, 저축, 투자용. 재테크 관련 유튜브에서 자주 나오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한 달을 보냈다. 투자용 통장에 모인 돈이 50만 원쯤 되자 증권사 앱을 깔았다. 처음엔 ETF를 샀다. 월 30만 원씩 자동이체로 넣기로 했다.
3개월 뒤, 내 포트폴리오를 보니 이상했다. 사고 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수수료가 3만 원을 넘어 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매달 30만 원을 넣으면서 동시에 기존 것들을 자꾸 건드렸다는 걸. 한 달에 한두 번씩 팔고 다시 샀다. 매번 손실이 났다.
결국 문제는 통장을 쪼개는 것 자체가 아니었다. 쪼갠 후에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않은 것’이었다.
돈이 모이면 자동으로 움직이게 해야 하는 이유
40대는 20대와 다르다. 시간이 없다. 매달 통장을 들여다보고 고민할 여유가 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투자용 통장을 만들고는 그 돈을 어디에 넣을지 계속 고민한다. 그 고민 기간이 3개월, 6개월로 늘어난다.
내가 한 실수가 바로 그것이었다. 월 30만 원씩 투자용 통장에 넣기로 했는데, 정작 그걸 어디에 넣을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여러 번 앱을 열게 됐다. ETF를 봤다가, 적금 금리를 봤다가, 펀드를 봤다가. 결국 이것저것 조금씩 샀다.
40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정하고 자동이체로 넣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은 이렇다. 월 30만 원은 연금저축펀드로 자동이체. 월 20만 원은 특정 ETF로 자동이체. 더는 건드리지 않는다.
신용점수를 깎는 재테크는 재테크가 아니다
40대는 신용점수가 곧 돈이다. 대출을 받을 때, 카드 한도를 올릴 때, 심지어 직장을 옮길 때도 신용점수를 본다. 그런데 초반에 내가 한 짓은 이것이었다. 신용카드를 3장 새로 만들고, 각각에서 캐시백을 받으려고 최대한 많이 썼다.
한 달에 카드 사용액이 평소의 2배가 됐다. 캐시백으로 받은 돈은 월 8천 원 정도였다. 그 대신 신용점수는 30점이 떨어졌다. 나중에 대출을 받을 때 금리가 약 0% 올라갔다. 1천만 원을 빌렸을 때 연 3만 원을 더 낸 셈이다.
작은 캐시백을 위해 신용점수를 깎는 것은 백 년을 빌려서 십 년을 버는 것과 같다. 40대는 신용점수를 지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재테크다.
지금 내가 하는 방식
현재 내 방식은 단순하다. 월급 들어오는 날, 자동이체 설정된 계좌 3곳으로 돈이 흘러간다. 첫째는 연금저축펀드(월 30만 원), 둘째는 특정 ETF(월 20만 원), 셋째는 정기예금(월 15만 원). 나머지는 생활비다. 더는 고민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매달 통장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수익률을 확인하려는 충동도 줄었다. 40대가 재테크로 벌 수 있는 돈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대신 잃을 수 있는 것은 크다. 신용점수, 시간, 심리적 안정감. 그것들을 지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재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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