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만 고집했던 이유
2023년 봄, 월급이 들어오면 무조건 적금부터 들었다. 은행원이 “적금이 예금보다 이자가 높아요”라고 했고,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매달 50만 원씩 1년짜리 적금 상품에 넣었다. 만기가 되니 받은 이자는 약 12,000원. 세금을 떼니 9,600원이었다. 그때만 해도 “적금은 무조건 좋다”는 공식만 머리에 있었다.
예금과 적금, 정말 다른 걸까
2026년 지금, 같은 기간 같은 금액을 예금에 넣었으면 어땠을까 계산해봤다. 요즘 정기예금 금리는 연 약 4% 정도, 정기적금은 연 약 4% 정도다.
금리 차이는 약 0%밖에 안 난다. 월 50만 원을 1년 동안 적금으로 들면 이자는 약 14,400원(세후 11,520원), 예금으로 한 번에 600만 원을 넣으면 약 27만 원(세후 21.6만 원)이 나온다.
예금이 훨씬 크다.
왜일까. 적금은 매달 넣는 금액마다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월에 넣은 50만 원은 12개월, 12월에 넣은 50만 원은 1개월만 이자를 받는다. 반면 예금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기간 같은 금액이 이자를 번다. 그래서 금리가 낮아도 실제 받는 이자는 더 클 수 있다.
그럼 적금은 언제 쓸까
적금이 쓸모없다는 건 아니다. 적금은 강제성이 있다. 매달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저축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면 적금이 낫다. 나처럼 “이번 달은 쉬자”는 생각을 못 하게 해주니까.
또 한 가지는 목돈이 없을 때다. 지금 당장 600만 원을 모을 수 없다면 적금으로 차근차근 모으는 게 맞다. 1년 뒤 목돈이 생기는 것도 적금의 장점이다. 예금은 이미 있는 돈을 굴리는 거고, 적금은 없는 돈을 만드는 거다.
지금이라도 바꿀 수 있을까
작년 말에 적금 만기가 나왔을 때 받은 돈을 그대로 예금으로 옮겼다. 같은 금액, 같은 기간이면 이자가 더 나온다. 물론 이미 적금으로 3년을 날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바꾸는 게 낫다. 앞으로 5년, 10년을 예금으로 굴리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결국 선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저축해야 한다면 적금, 이미 모아둔 돈이 있다면 예금. 둘 다 금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를 얼마나 오래 굴리느냐”가 핵심이다. 나는 이제 그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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