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만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어디로 보내야 할지 더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작년 가을쯤이었나, 퇴근하고 집에 와서 통장 앱을 열어보니 월급 320만 원이 들어온 지 일주일 만에 잔고가 절반도 안 남아 있었습니다.
카드값, 관리비, 보험료… 그날 저녁에 식탁에서 영수증을 펼쳐놓고 한참 들여다봤어요.
그제야 “아, 나는 재테크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돈을 쓰고 있었구나” 싶더라구요. 그 뒤로 1년 넘게 월급 재테크 관련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주변 분들한테도 자주 받는 질문들이 있어서 오늘은 그걸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제가 직접 해본 선에서 솔직하게 답해봤어요.
월급 들어오면 가장 먼저 뭘 해야 하나요
Q. 월급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뭘 해야 하나요?

A. 저는 통장을 4개로 나눠뒀습니다.
급여통장, 생활비통장, 비상금 CMA, 투자용 증권계좌. 월급 들어오는 다음 날 아침에 자동이체로 쪼개지도록 설정해놨어요.
처음엔 귀찮았는데 한 번 세팅해두니 매달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더라구요. Q.
비율은 어떻게 나누는 게 좋나요? A.
흔히 50대 30대 20을 얘기하는데, 저는 그 비율이 안 맞았습니다. 서울 월세 살면서 50을 생활비로 쓰면 너무 빡빡하더라구요.
그래서 생활비 55, 저축·투자 30, 비상금 적립 10, 자유지출 5 정도로 운영하고 있어요. 본인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게 맞다고 봐요.
Q. 적금부터 들어야 할까요, 투자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A. 비상금 3개월치가 없다면 적금이나 파킹통장부터 채우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저는 그걸 안 채우고 ETF부터 들어갔다가, 작년에 갑자기 치과 치료비 80만 원이 나와서 손해 보고 ETF를 일부 팔았던 적이 있어요. 머리가 멍하더라구요.
비상금이 있었으면 안 팔아도 됐을 돈이었습니다.
저축과 투자, 자주 막히는 질문들
Q. 청년도약계좌나 청년희망적금 같은 정부 상품은 무조건 들어야 하나요?
A. 조건이 맞으면 거의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일반 적금 금리가 3% 초반인데 정부 매칭이나 비과세 혜택을 더하면 실질 수익률이 훨씬 높아지거든요. 다만 만기까지 못 채우면 혜택이 사라지는 구조라, 5년 동안 매달 넣을 수 있는 금액인지 먼저 따져보시는 게 좋습니다.
Q. ETF는 뭐부터 사야 하나요?
A. 저는 처음에 KODEX 200이랑 TIGER 미국S&P500 두 개로 시작했어요.
국내 대표지수랑 미국 대표지수 하나씩 깔아두니까 마음이 좀 편하더라구요. 종목 고르는 데 지치면 그냥 이 두 개에 매달 일정 금액씩 넣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 구간도 있으니 여유자금으로만 하셔야 합니다. Q.
연금저축이나 IRP는 꼭 해야 하나요? A.
세액공제 받을 수 있는 소득이 있다면 일단 연금저축펀드부터 검토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연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되는데, 저는 작년에 환급으로 약 80만 원 정도 돌려받았어요.
다만 만 55세 이전에 깨면 불이익이 크니까 정말 노후용으로만 묶어두실 수 있는 돈으로 시작하셔야 해요.
실수 안 하려면 뭘 조심해야 하나요
Q. 가장 흔한 실수가 뭔가요?
A. 제 경험상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번 달만 좀 적게 넣자”가 반복되는 것. 자동이체를 꼭 걸어두세요.
다른 하나는 SNS에서 누가 수익률 자랑하는 거 보고 따라 사는 것. 작년에 그렇게 따라 샀던 종목이 지금 -22%입니다.
Q. 보험 리모델링도 재테크인가요?
A. 저는 그렇다고 봐요.
작년에 보험 점검 한 번 받고 월 18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줄였거든요. 1년에 84만 원이 굳은 셈이고, 그 돈이 그대로 투자금이 됐어요.
다만 보험설계사 통하면 결국 다른 상품 가입 권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가능하면 무료 점검 서비스를 여러 군데 받아보고 비교하시는 걸 권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신다면요? A.
월급 재테크는 단기간에 결과가 안 보입니다. 저도 1년 반 하고 나서야 “아, 그래도 통장 잔고가 늘긴 늘었네” 싶더라구요.
처음부터 큰 그림 그리려 하지 마시고, 일단 통장 쪼개기랑 자동이체 두 가지만이라도 이번 달부터 해보시면 6개월 후엔 분명히 달라져 있을 거예요. 여러분도 천천히 한 단계씩 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