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통장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돈, 찾아봤습니다

작년 가을, 통장을 들여다보다

작년 9월 어느 날 저녁, 월급이 들어온 지 정확히 3주가 지났는데 통장에 남은 돈이 평소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저축한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날 밤 카드 명세서를 펼쳤다가 한숨이 나왔어요. 카페에서 매일 아메리카노 4천 원, 편의점 간식 3천 원, 회사 점심 때 한 번씩 추가 반찬 2천 원. 작은 돈들이 모여서 일주일에 10만 원이 새고 있었습니다.

no people, no person, no human, no portrait, no face, no model, object focused, scene focused, subje
Photo by AI Generated / pollinations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40대가 되니까 저축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요.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아는 것입니다.

3개월 동안 매일 기록해본 것

9월부터 11월까지 정확히 3개월간 하루하루 쓴 돈을 모두 기록했습니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까지. 처음 2주는 번거로웠지만 3주째부터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가장 놀라웠던 건 구독 서비스였습니다. 넷플릭스 1만 4천 원, 음악 스트리밍 7천 원, 뉴스 구독 5천 원, 책 구독 9천 원. 한 달에 3만 5천 원이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는데 저는 절반도 제대로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넷플릭스는 3개월에 한 번 켜고, 음악 스트리밍은 라디오만 듣고 있었거든요.

그다음이 외식비였습니다. 회사 점심은 월급에서 따로 나오는 것 같았는데, 저녁 약속이나 주말 외출에서 생각보다 많이 썼어요. 한 달 평균 28만 원. 3개월 합치니 84만 원입니다.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것부터

기록을 마친 12월 초, 저는 가장 쉬운 것부터 손을 댔습니다. 구독 서비스 정리요. 한 달에 3만 5천 원을 쓰지 않는 서비스에 내고 있다는 게 너무 억울했거든요. 넷플릭스는 해지했고, 음악과 책 구독은 유료에서 무료 버전으로 바꿨습니다. 월 2만 원 절감.

카페는 조금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아예 안 가는 건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았으니까요. 월 4만 원 예산으로 정하고, 그 이상은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회사에서 제공하는 커피머신을 더 자주 이용했어요.

외식비는 조금 더 전략적이었습니다. 주말 외출은 그대로 두되, 회사 근처 카페나 편의점에서 자주 사먹던 간식 구매를 줄였습니다. 월 28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줄이는 데 2개월이 걸렸어요.

3개월 뒤 통장의 변화

2월 말, 3개월간의 변화를 정산해봤습니다. 구독료 2만 원, 카페 2만 원, 간식과 외식 10만 원. 월 평균 14만 원을 줄였습니다. 연 168만 원입니다.

가장 놀라웠던 건 이 돈을 따로 저축하지 않아도 통장 잔액이 자연스럽게 불었다는 거였어요. 작은 새는 곳을 막으니까 별도의 노력 없이도 저축이 되는 거더라고요.

40대가 되니 투자나 금리 상품 고르는 것보다 먼저 할 일이 있었습니다. 통장에서 새는 돈을 찾고 그걸 막는 것. 그게 가장 확실한 재테크의 첫 번째 단계라는 걸 이제 알겠습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