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첫 번째 선택
2026년 기준으로 돌아보면 꽤 오래된 일이지만, 처음 재테크라는 걸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제가 한 첫 번째 행동은 유튜브 검색이었습니다. ‘재테크 어떻게 시작하나요’라고 쳐봤더니 쏟아지는 영상들이 전부 주식이니 ETF니 배당이니 하는 말들뿐이었고, 솔직히 뭘 먼저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왔습니다.
그러다 2022년 12월, 퇴근길 버스 안에서 그냥 충동적으로 증권사 앱을 하나 깔았습니다. 주식을 사려던 게 아니라 CMA 통장을 만들어보려고요.
당시 이율이 연 약 약 3% 수준이었는데, 월급 통장에 그냥 쌓아두던 돈 약 80만 원을 옮겨봤습니다. 한 달 뒤 이자가 2,100원 정도 들어왔고, 머리로는 ‘별거 아니네’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묘했습니다.
내 돈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CMA가 첫 번째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재테크를 시작하면 바로 ETF나 적금부터 알아보는데, 저는 지금도 CMA를 가장 먼저 권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돈이 묶이지 않으면서도 일반 입출금 통장보다 이자가 높고, 무엇보다 ‘내 돈이 어디 있는지’ 의식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재테크의 첫 번째 습관은 투자 수익률이 아니라 돈의 흐름을 눈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2026년 현재 주요 증권사 CMA 금리는 대략 연 3.0~약 3% 수준입니다. 시중 은행 보통예금이 약 약 0% 안팎인 걸 감안하면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월 200만 원을 그냥 은행 통장에 두면 연 이자가 2,000원도 안 되지만, CMA에 두면 같은 금액 기준으로 연 약 6만 원 안팎이 붙습니다. 숫자 자체는 크지 않아도, 이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이후 선택들을 바꿉니다.
CMA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돈을 좀 더 굴릴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생깁니다. 그게 적금으로, 파킹통장으로, 그다음엔 ETF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재테크는 단계가 있는 게 아니라 관심이 쌓이는 것에 가깝습니다.
돈을 굴리기 전에 먼저 정해야 할 것
CMA 하나 만들고 나서 제가 다음으로 한 일은 지출 내역을 한 달치 뽑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앱 하나로 카드 내역을 다 불러왔는데, 한 달에 커피값만 약 4만 2천 원이 나가고 있었습니다. 충격적이라기보다는 그냥 멍했습니다. 줄이자는 게 아니라, ‘이게 내 실제 소비 패턴이구나’를 처음으로 직시한 순간이었습니다.
재테크를 시작하기 전에 본인의 월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을 한 번이라도 들여다보는 걸 권합니다. 월 소득이 250만 원이라도 고정 지출이 180만 원이면 굴릴 수 있는 돈은 70만 원 이하입니다. 이 숫자를 모르고 ‘매달 50만 원씩 ETF 사야지’라고 결심하면 두 달을 못 버팁니다. 실제로 저도 처음 세 달은 계획한 금액의 절반도 못 채웠습니다.
지출 파악이 끝나면 그다음은 비상금 확보입니다. 통상적으로 월 생활비의 약 3개월치를 CMA나 파킹통장에 따로 묶어두는 걸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이 돈은 투자하지 않습니다. 투자금이 아니라 심리적 안전망입니다. 비상금이 없으면 ETF가 10% 빠지는 순간 무조건 팔게 됩니다.
첫 해를 버텼을 때 보이는 것
CMA로 시작해서 1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연금저축펀드 계좌가 생겼고, 소액이지만 S&P500 추종 ETF도 매달 약 10만 원씩 사고 있었습니다. 수익률이 얼마였냐고요?
첫 해 기준으로 ETF 수익률은 약 플러스 7% 정도였고, 연금저축펀드는 세액공제로 약 16만 5천 원을 돌려받았습니다. 수익보다 중요한 건, 돈이 어디 있는지 늘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재테크를 오래 해보니 결국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입니다. 한 달에 30만 원씩 3년을 이어가는 사람이, 한 달에 100만 원씩 넣다가 6개월 만에 그만두는 사람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처음 시작이 CMA든 적금이든 ETF든 크게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어디서 시작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