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카드를 3년 썼는데 왜 자꾸 아깝다고 느껴졌을까
작년 가을쯤, 편의점에서 커피를 샀다. 가격은 4,500원. 카드를 긋고 영수증을 봤는데, 포인트가 45원어치였다. 그 순간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포인트면 모아도 언제 써먹지? 그날 저녁에 내가 지난 3년간 쓴 카드 내역을 모두 뜯어봤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연간 카드 사용액이 3,500만 원인데, 적립되는 포인트가 월평균 8,000원 정도였다. 그것도 대부분 사용하지 않은 채 만료되고 있었다. 같은 금액을 썼어도 카드 종류에 따라 포인트 구조가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카드마다 다른 포인트 정책, 내 쓰임새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카드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모든 구매에 일정 비율을 적립하는 일반형 포인트. 다른 하나는 특정 가맹점이나 카테고리에서만 높은 포인트를 주는 카테고리형 포인트다.
일반형은 보통 0.5~1% 정도의 포인트를 준다. 예를 들어 월 300만 원을 쓰면 월 15,000원 정도의 포인트가 쌓인다. 꾸준하지만 큰 메리트는 없다.
카테고리형은 다르다. 카드사마다 정책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카드는 편의점에서 5%, 어떤 카드는 주유소에서 3%, 또 다른 카드는 음식점에서만 2%를 준다. 내가 3년간 답답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편의점을 거의 안 가는데, 편의점 포인트가 높은 카드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내 소비 패턴을 먼저 파악해야 카드 선택이 의미가 있다
카드를 바꾸기로 결심한 후, 지난 1년간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했다. 항목별로 분류해보니 패턴이 명확했다.
음식점 40%, 주유소 25%, 마트 20%, 기타 15%. 내 소비의 절반 이상이 식사와 주유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쓰던 카드는 음식점 1%, 주유소 1%였다. 반면 시중에는 음식점 3%, 주유소 2%를 주는 카드들이 많았다.
계산해보니 카드를 바꾸면 연간 포인트가 지금의 96,000원에서 약 180,000원 정도로 늘어날 수 있었다. 같은 돈을 쓰는데 84,000원을 더 받는 셈이다.
포인트 외에도 확인해야 할 것들
포인트 비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카드는 아니다. 몇 가지 더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포인트 유효기간이 첫 번째다. 카드사마다 1년에서 3년까지 다르다. 유효기간이 짧으면 자주 사용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내가 새로 선택한 카드는 3년 유효기간이라 조금 더 여유가 있다.
두 번째는 포인트 사용처다. 적립한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드가 있고, 특정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는 카드가 있다. 나는 현금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카드를 선호한다.
세 번째는 연회비다. 포인트를 많이 받아도 연회비가 높으면 손해가 날 수 있다. 대부분의 카드는 연회비가 없거나 첫 해만 무료지만, 일부 프리미엄 카드는 10만 원을 넘기기도 한다.
결국 내게 맞는 카드를 찾는 것이 최고의 절약
카드를 바꾼 지 6개월이 지났다. 월평균 포인트가 15,000원으로 늘었다. 적은 금액처럼 보이지만, 1년이면 180,000원이다. 이 정도면 무언가를 사거나 할 수 있는 금액이다.
중요한 건 같은 돈을 써도 카드 선택에 따라 남는 것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카드를 고를 때는 광고나 이름이 아니라 내 소비 패턴과 포인트 정책을 맞춰봐야 한다. 그게 번거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3년을 후회하는 것보다는 처음 선택할 때 5분을 더 투자하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