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기 결산, 실제로 얼마 아꼈나
2023년 봄에 만든 ISA 계좌가 올해 초 만기를 맞았습니다. 중개형으로 열어서 국내 주식과 ETF, 그리고 채권 ETF를 섞어 굴렸는데 만기 시점에 정산해보니 누적 수익이 대략 480만 원쯤 됐습니다.
일반 위탁계좌였다면 배당과 채권 ETF 분배금에서 약 15% 원천징수가 그대로 빠져나갔을 텐데, ISA는 순이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약 9% 분리과세로 끝나니 세금 차이가 꽤 컸습니다.
대략 계산해보면 일반계좌에서 같은 수익을 냈을 경우 세금이 70만 원 안팎이었을 텐데, ISA에서는 27만 원 정도로 마무리됐습니다. 차액 40만 원 남짓. 큰돈은 아니지만 가만히 앉아서 절약한 금액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배당 ETF 비중을 좀 더 실었더라면 절세 폭이 더 커졌겠다 싶어 다음 계좌에서는 구성을 바꿔볼 생각입니다.
유형별 차이를 숫자로 비교해보면
ISA는 크게 신탁형, 일임형, 중개형 세 가지로 나뉘는데 운용 방식과 수수료 구조가 꽤 다릅니다. 신탁형은 은행에서 주로 가입하고 예적금이나 파생결합증권을 담는 구조라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2~4% 선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임형은 증권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대신 운용보수가 연 약 0% 안팎 붙고, 중개형은 본인이 직접 주식과 ETF를 사고팔 수 있어서 수수료가 가장 낮은 편입니다.
제가 처음 가입하러 갔던 2023년 3월, 은행 창구 직원이 신탁형을 권하길래 일단 가입했다가 일주일 만에 해지하고 증권사 앱으로 중개형을 다시 열었습니다. 그때 직원분이 “수익률은 비슷할 거예요”라고 했는데, 막상 3년 굴려보니 직접 ETF로 운용한 쪽이 연 환산 6%대로 훨씬 나았습니다.
머리가 멍했다는 표현이 딱 맞았습니다. 본인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시장 ETF를 직접 사고 싶은 사람이라면 중개형이 거의 정답에 가깝다고 봅니다.
납입 한도는 연 2천만 원, 5년 총 1억 원까지입니다. 한 해 못 채운 한도는 이월되니까 늦게 시작해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의무가입기간은 3년으로 줄어서 자금 묶이는 부담도 예전보다 덜한 편입니다.
비과세 한도와 분리과세, 어디서 효과가 큰가
일반형은 순이익 200만 원 비과세, 서민형은 400만 원 비과세입니다. 서민형은 총급여 5천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3천8백만 원 이하면 가입 가능한데, 조건만 맞으면 절세 폭이 거의 두 배입니다.
가입 당시에 본인이 서민형 대상인지 모르고 일반형으로 가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저도 첫 해에 그냥 일반형으로 갔다가 다음 해에 알았는데, 이미 가입한 계좌는 유형 변경이 안 되기 때문에 처음에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200만 원 한도를 다 채우면 절세액이 대략 30만 8천 원, 400만 원이면 61만 6천 원입니다. 거기에 초과분도 약 9%로 분리과세되니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라면 효과가 훨씬 큽니다. 연 2천만 원 넘는 금융소득이 있는 사람에게는 최고 약 49% 세율 대신 약 9%로 끝나는 셈이라 체감이 다릅니다.
만기 후 연금계좌 이전, 추가 세액공제 300만 원
만기된 ISA 자금을 연금저축이나 IRP로 이전하면 이전 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까지 추가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만기 자금 중 3천만 원을 연금저축으로 옮겼고, 300만 원 한도를 채워서 약 39만 6천 원(약 13% 기준)을 환급받을 예정입니다.
이미 비과세 혜택을 본 자금에 또 한 번 공제가 붙는 구조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연금계좌로 옮긴 돈은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아야 세제 혜택이 유지됩니다. 중도 인출하면 기타소득세 약 16%가 붙으니 정말 장기 자금만 옮기는 게 안전합니다.
저는 어차피 노후 자금으로 묶어둘 생각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지만, 단기 유동성이 중요한 분이라면 만기 자금을 다시 ISA로 재가입해서 굴리는 쪽이 나을 수 있습니다. 3년 만기 후 바로 새 계좌 개설이 가능하니, 절세 한도를 다시 리셋해서 쓰는 전략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