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쪼개기 vs 자동이체, 어느 쪽이 돈이 더 모일까

돈이 모이지 않는 통장의 패턴

작년 여름, 내 통장을 들여다봤을 때 깨달은 게 있었다. 월급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남은 돈이 없다는 것. 적금도 펀드도 없고, 그냥 쓰고 남은 게 통장에 남아있는 식이었다. 보통 이럴 땐 ‘자제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통장 하나에 모든 돈이 섞여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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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tockSnap / pixabay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시도한다. 하나는 통장을 여러 개 만들어서 돈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통장에서 자동이체로 저축액을 빼내는 방식이다. 둘 다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통장 쪼개기: 보이는 대로 관리하는 법

통장을 여러 개 만드는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급여통장, 생활비통장, 저축통장 이렇게 3개 정도로 나누고, 월급이 들어오면 정해진 금액을 각각 옮긴다. 예를 들어 월급 250만 원이 들어오면 생활비 150만 원, 저축 100만 원 이런 식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심리적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저축통장에 100만 원이 쌓이는 게 눈에 보인다. 3개월이면 300만 원, 6개월이면 600만 원이 모인다. 숫자가 늘어나는 걸 보면서 동기부여가 된다. 또한 생활비통장에만 돈을 쓰면 되니까 관리가 직관적이다. 저축통장은 건드리지 않으면 그만이다.

다만 단점도 있다. 통장 개수가 많아지면 관리가 복잡해진다.

특히 비상금이 필요할 때 여러 통장을 들었다 닫았다 해야 한다. 또 은행 수수료 문제도 있다.

일부 은행은 통장 유지비를 내야 하고, 계좌 이체도 횟수가 늘어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통장을 쪼갠다고 해서 저축액이 자동으로 늘어나진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본인이 매달 정해진 금액을 옮겨야 한다. 까먹으면 그냥 끝이다.

자동이체: 손도 안 대고 모으는 법

자동이체 방식은 더 간단하다. 급여통장 하나만 있고, 월급이 들어오는 날짜에 정해진 금액이 저축통장으로 자동 이체되도록 설정해둔다. 그러면 내가 할 일은 없다. 시스템이 알아서 한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이라는 것이다. 작년 가을부터 월 80만 원을 자동이체로 빼기로 했는데, 한 번도 까먹지 않았다.

은행이 알아서 해준다. 또한 통장 개수가 적으니 관리가 단순하다.

수수료도 거의 없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이미 빠진 돈’이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 돈으로 생활하는 데 익숙해진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2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다.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축통장에 돈이 쌓이고 있지만 자주 확인하지 않으면 실감이 안 난다. 또 급여통장에 남은 돈이 있으니까 그걸 쓸 수도 있다. 자동이체로 빼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추가로 저축할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할까

두 방식을 비교하면,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통장 쪼개기는 저축 과정 자체를 즐기고, 눈에 보이는 변화를 원하는 사람에게 좋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직접 옮기는 과정에서 ‘내가 저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느낌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통장 쪼개기가 답이다.

반면 자동이체는 까먹기 쉬운 사람, 번거로운 과정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맞다. 한 번 설정해두면 끝이니까. 다만 정기적으로 저축통장을 확인해야 한다. 최소한 3개월에 한 번은 얼마가 모였는지 봐야 동기부여가 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둘을 섞는 것이다. 자동이체로 기본 저축액을 빼고, 남은 돈 중에서 추가로 모을 수 있는 금액을 별도 통장으로 옮기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자동으로 기본은 지키고, 추가 저축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내 경우도 자동이체 80만 원에 추가로 매달 20만 원을 따로 옮기고 있다. 6개월이 지나니 추가분만 해도 120만 원이 모였다.

통장 관리는 결국 습관

돈이 모이지 않는 이유는 자제력 부족이 아니라 시스템 부족인 경우가 많다. 통장 쪼개기든 자동이체든, 본인이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3개월 정도 유지하면 자연스러워진다. 그 다음부턴 저축이 아니라 습관이 된다. 그때부터가 진짜 돈이 모이는 시점이다.

⚠️ 안내: 본 글은 일반적인 금융·재테크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상품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언급된 금리·세율·한도 등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정책·시장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가입·신청 시점에는 반드시 해당 금융기관 또는 공식 출처(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국세청)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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