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매수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지난 3월, 급여통장에서 150만 원을 빼서 처음 ETF를 샀다. 미국 S&P500 추종 ETF 50주. 클릭 한 번에 체결되는데, 뭔가 대사건이 일어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것도 아니었다. 통장에서 돈만 빠져나갔고, 포트폴리오에 숫자만 하나 생겼다.

그 밤에 자다가 깼다. 호가창을 열어봤다. 150만 원이 149만 8000원이 되어 있었다. 2000원 손실. 그 순간 ‘아, 이게 투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실시간으로 움직인다는 게 이렇게 불편할 줄은 몰랐다.
수익률보다 먼저 배운 것
3개월이 지난 지금, 150만 원은 157만 3000원이 되었다. 수익률 (시점에 따라 다름). 나쁘지 않은 숫자다. 그런데 이 숫자가 내가 배운 게 전부는 아니었다.
첫째는 변동성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 첫 달에는 153만 원까지 올랐다가 다음 주에 151만 원까지 떨어졌다.
3주 사이에 2만 원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매일 확인하던 습관이 생겼다.
아침에 출근길 지하철에서, 점심시간에 화장실에서, 퇴근길에 한 번 더. 한 달 후에는 이 습관이 피곤해서 앱을 삭제했다.
그 다음부터 수익이 더 좋아졌다. 우연일까, 아니면 심리의 문제일까.
둘째는 분할 매수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 나는 첫 달에 150만 원을 한 번에 샀다. 만약 내가 한 달에 50만 원씩 3개월에 걸쳐 샀다면? 첫 달의 저가에 더 많이 사고, 나중의 고가에는 적게 샀을 것이다. 그게 바로 평균 매입가를 낮추는 방식인데, 나는 그걸 모르고 한 번에 다 샀다.
앞으로 바뀔 것들
4월부터는 월급의 10%인 약 35만 원을 매달 추가로 사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1년 뒤에는 570만 원 정도가 될 것 같다. 물론 이건 추가 매수가 있을 때의 계산이고, 수익률은 지금처럼 5% 정도라고 가정한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심리다. 3개월 전의 나는 ETF가 뭔지도 제대로 몰랐다. 은행 적금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금은 월 30만 원씩 1년을 해도 이자가 세금 떼고 15만 원 정도다. ETF는 같은 기간에 수익이 나올 가능성이 훨씬 크다. 물론 손실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내 돈이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 다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ETF를 시작하려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가지만 말해주고 싶다. 첫 매수는 생각보다 작게 해도 된다. 150만 원이 아니라 50만 원으로 시작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꾸준함이다. 3개월 뒤에 당신도 ‘아, 이게 투자구나’라고 느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