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처음 돈 굴려보려는 후배에게 추천했던 수단들

스물여섯에 통장 정리하면서 깨달은 것

작년 봄에 회사 후배가 점심 먹다가 갑자기 그러더라구요. 누나는 20대 때 뭐부터 했어요? 저 이제 입사 1년 차인데 월급이 그냥 사라져요. 그 말 듣고 좀 멈칫했어요. 저도 스물여섯 때 비슷한 고민으로 가계부 앱 깔았다가 3일 만에 지웠던 기억이 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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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제가 처음 한 건 거창한 투자가 아니라 그냥 월급 통장 하나를 둘로 쪼갠 거였어요. 월 실수령 220만 원 받으면 그중 80만 원을 다른 은행 적금 통장으로 자동이체 걸어둔 거죠. 1년 후에 약 970만 원 정도 모이긴 했는데, 세후 이자가 정말 얼마 안 됐어요. 그제야 적금만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다른 수단들을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그래서 후배한테 제가 직접 써본 순서대로 정리해서 알려줬어요. 똑같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20대 초중반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한 것들이라 글로도 남겨봅니다.

제가 실제로 써본 순서대로

첫 번째로 추천한 건 자유적금이었어요. 정기적금처럼 매달 같은 금액을 넣어야 하는 부담이 없어서요. 저는 카카오뱅크 자유적금에 월 2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로 들쭉날쭉 넣었는데, 그래도 1년 채우니까 600만 원 가까이 모였더라구요. 시작이 부담스러운 사람한테는 이게 제일 무난하다 싶어요.

두 번째는 파킹통장이었어요. 토스뱅크나 케이뱅크 같은 인터넷은행에서 만든 거요. 비상금 100만 원 정도를 여기 넣어뒀는데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으니까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컸어요. 금리는 시기마다 바뀌니까 가입 전에 한 번 확인하시는 게 좋아요.

세 번째로는 청년도약계좌를 권했어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상품인데 소득 조건만 맞으면 정부 기여금이 붙어서 그냥 적금보다 훨씬 나아요. 저는 나이 제한에 걸려서 못 들었지만, 후배는 스물네 살이라 딱 맞았거든요. 자격 요건은 서민금융진흥원 공식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보라고 했어요.

네 번째는 연금저축펀드. 사실 20대한테 연금 얘기하면 다들 표정이 어두워지는데, 세액공제 받으려고 월 10만 원만이라도 시작해두면 나중에 후회 안 해요. 저는 미래에셋 연금저축펀드 계좌에 코덱스 200 ETF랑 미국 S&P500 ETF를 반반씩 매수했어요. 노후 대비라기보다는 절세 통로로 활용한 거죠.

다섯 번째는 ETF였어요. 일반 증권 계좌로 타이거 미국나스닥100이나 코덱스 200 같은 걸 월 10만 원씩 적립식으로 사보라고 했어요. 개별 종목 고르는 거랑 다르게 분산이 되어 있어서 처음 주식 접하는 사람한테 부담이 덜해요. 저도 이걸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여섯 번째로는 CMA 통장. 증권사 계좌인데 하루만 넣어도 이자가 붙어요. 월급 들어오자마자 각 통장으로 분배되기 전까지 잠깐 머무는 정거장 역할로 쓰기 좋아요.

순서보다 더 중요했던 것

이렇게 쭉 적고 보니 결국 어떤 상품을 고르냐보다 매달 얼마를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세팅하느냐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저는 월급날 다음 날 새벽 6시에 모든 자동이체가 한꺼번에 빠지도록 걸어뒀어요. 그러면 남은 돈으로 생활하게 되니까 강제 저축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20대 초반이라면 굳이 처음부터 큰 금액으로 시작 안 해도 돼요. 월 10만 원짜리 ETF 적립이라도 1년 해보면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감이 잡혀요.

그 감을 일찍 얻는 게 30대 가서 진짜 큰 차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후배도 몇 달 전에 첫 ETF 매수했다고 카톡 보냈더라구요.

그런 메시지 받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요. 이 글 보시는 분도 그런 한 발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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